아들 이야기

2022년 8월 한국 프로 바둑기사 랭킹

괴목 2022. 8. 5. 13:22
▲용성전 3연패에 이어 GS칼텍스배 5연패에 도전하는 신진서 9단.
7월 한 달 동안 5승 1패를 기록한 신진서 9단이 8월 랭킹에서도 1위를 지키며 32개월 연속 정상에 자리했다.
 
신진서 9단은 지난 28일 막을 내린 제5기 용성전 결승3번기에서 강동윤 9단을 종합전적 2대 0으로 꺾고 대회 3연패를 기록했다. 또한 GS칼텍스배 결승에 올라 18일부터 24일까지 펼쳐지는 제27기 GS칼텍스배 결승5번기를 통해 대회 최초 5연패에 도전한다. 
 
박정환 9단을 비롯해 변상일ㆍ강동윤 9단은 순위변동 없이 2∼4위를 기록했고, 이동훈 9단이 한 계단 상승한 5위, 신민준 9단이 한 계단 하락한 6위에 랭크됐다. 뒤이은 7∼10위에서도 김지석ㆍ김명훈 9단과 박건호 6단, 이지현 9단이 지난달과 동일한 랭킹을 유지했다. 
 
한편 100위권 내에서는 김세현 3단이 13승 4패를 기록하며 랭킹점수 107점을 획득해 29계단 상승한 77위에 올랐다. 2020년 입단한 김세현 3단은 입단 후 첫 100권 내 진입에 성공했다. 
 
여자기사 중에서는 최정 9단이 8계단 하락한 33위에 랭크됐고, 7월 한 달 9승 3패를 거둔 김채영 7단이 16계단 상승한 72위에 올랐다. 김채영 7단은 여자랭킹 2위 자리 탈환과 동시에 개인 최고 랭킹을 기록했다. 오유진 9단은 7계단 하락한 88위를 기록했고, 김은지 3단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되며 100권 내 이름을 올린 여자기사는 3명으로 줄었다.
 
2009년 1월부터 레이팅 제도를 이용해 100위까지 공지했던 한국 기사랭킹은 2020년 2월부터 개정된 랭킹제도를 도입해 발표했다. 12계단의 가중치를 4단계로 축소하고 신예기사의 공식 랭킹 진입 기준 대국수를 50대국에서 30대국으로 변경했다. 1년 이상 대국 기록이 없는 기사는 랭킹 순위에서 제외하며 이후 복귀 시 마지막 대국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책정한다.
 
한편 8월부터는 프로기사 대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랭킹 100위까지와 여자랭킹 10위까지만 발표해 왔던 기존과는 달리 전체기사 랭킹이 발표된다.

이 최초로 프로 1위부터 338위까지 활동 기사 전원에 대한 랭킹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22년 8월 랭킹을 살펴보면 특이점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우선 첫 번째는 '은퇴 선언' 이후 4개월 동안이나 공식전을 펼치지 않은 이동훈이 랭킹 순위가 오히려 상승해 다시 한국 바둑 'Top 5'에 진입한 사건이다.

 

현행 랭킹 시스템은 대국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패널티가 없는 반면(1년 이상 대국을 하지 않을 경우 랭킹에서 제외되지만, 1년이 되기 전까지는 어떤 패널티도 없고 심지어 랭킹 제외 후 복귀할 때는 마지막 대국 점수를 기준으로 다시 순위를 부여받는다), 상위 랭커가 하위 랭커한테 질 경우에는 무시무시한 점수 하락이 기다리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명인전 두 판, 농심배 최종예선 두 판 등 굵직한 승부들을 벌여 2승2패를 기록한 한국 랭킹 5위(7월 기준) 신민준은 4위 강동윤과 7위 김지석에게 패했음에도 순위가 한 계단 하락하며 8월 랭킹에서는 6위로 내려앉았다. 신민준이 차지하고 있던 Top 5 말석은 4개월 동안 바둑을 한 판도 두지 않은 이동훈이 꿰찼다.

 

 

두 번째는 중국 을조리그에 한국 용병으로 출전해 '5승3패'로 활약한 강승민의 '랭킹 42계단 추락'이다.

 

한국 랭킹 18위였던 강승민은 을조리그에 용병으로 출전해 한국의 심재익, 중국 퉁위린, 왕야오, 천위썬, 지샹 등을 연파하며 5승을 기록했지만 랭킹 점수를 무려 203점이나 잃어버리면서 순위 또한 60위까지 폭락했다.

 

한국 프로기사 랭킹 산정 이후 전무후무한 '한 달 만에 42계단 추락' 배경에는 한국프로기사회 리그 '11연속 패배'가 있다. 강승민이 을조리그 7라운드에서 천위썬을 제압했던 7월 19일, 한국기원 기록실에는 강승민의 한국 프로기사협회 리그 11판을 모두 '기타' 항목 패배 처리했다.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는 대국은 '기권패'인데, 강승민의 경우에는 중국 을조리그와 대국 일정이 갑자기 생기는 바람에 예정대로 대국하지 못했던 대국이 발목을 잡아 '몰수패'라는 희귀한 방식으로 하루만에 11패를 떠안게 됐다.

 

한국기원은 매달 5일 랭킹을 발표하면서 100위권 안 쪽에서 랭킹 순위에 큰 변화를 보인 선수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코멘트를 하는 게 관례였는데, 한 달 만에 18위에서 60위로 추락한 강승민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어떠한 부연 설명도 하지 않아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편 프로기사 랭킹은 각종 기전 시드 배정 및 출전권 획득, 바둑리그 선수 선발 시 근거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18위에서 졸지에 60위까지 추락한 강승민은 2022년 7월 기준 수입 1억원을 벌어들이며 한국 바둑 상금 랭킹 9위에 입성했다. 7월 랭킹 18위, 8월 상금 랭킹 9위의 강승민이 8월 랭킹에서 60위로 급전직하한 사건은 향후에도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