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야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탈락한 곳에서 피어나는 기대감[GS칼텍스배]

괴목 2023. 5. 20. 09:38
▲ 박정환.



GS칼텍스배에서 5연패를 이룬 강력한 우승후보 신진서 9단이 16강에서 탈락하면서 8강 진출자들은 저마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 19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28기 GS칼텍스배 16강에서 박정환 9단이 설현준 8단에게 229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치열했다. 김영환 해설위원은 “박정환 9단이 평소 모습답지 않게 중앙에서도, 하변에서도 치열하게 두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라며 혈전에 놀라워했다. 박정환은 “불리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여서 최대한 타이트하게 뒀다. 싸움에서 흑이 잘 될 확률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했다.

대국 내용에 대해선 “계속 수읽기가 어려워서 끝까지 확신하지 못했다. 마지막 수상전에선 원래는 잡으러 가려고 했는데 백의 수가 생각보다 많아서 결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패가 있었고 그것이 잘 되어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 뒤 “16기 이후로 1, 2회전 탈락이 많을 정도로 GS칼텍스배와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기본 생각시간이 많기도 하고, 최대한 한판한판 신중하게 두어서 좋은 성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정환의 8강 상대는 김지석 9단이다. 상대전적에서 박정환이 28승10패로 앞선다.

매일경제신문, MBN,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자는 3000만 원이다. 매주 목, 금요일 오후 1시 바둑TV가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생각시간으로는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를 준다.



▲ GS칼텍스배에서 한차례 우승 (16기, 2011년)한 바 있는 박정환.

 

▲ 랭킹13위 설현준과 2위 박정환의 대결이었다. 상대전적에서 박정환이 3승1패로 앞서게 됐다.

 

 

▲ 설현준은 GS칼텍스배 본선에 5차례째 진출했는데 이번의 16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림1] 흑1로 젖혔을 때 백2로 끊었다. 운명을 좌우하는 교환이었다.

 

[그림2] 박정환이 기다렸다는 듯이 흑1로 1선으로 늘어서 양쪽을 맞보기로 넘어가자 하변 백이 몹시 위험해졌다. 이때부터 바둑은 급류에 휘말렸고 박정환이 신들린 듯이 싸우며 승기를 잡았다.

 

[그림3] 백은 1로 젖혀 흑 두점을 제압하면서 안위를 돌봤다면 여전히 형세는 오리무중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