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야기

방송해설자 백홍석, 신진서 30연승 저지[GS칼텍스배]

괴목 2023. 5. 14. 15:43
 



신진서 9단이 국내기전 16강에서 탈락했다.
불과 사흘 전 세계대회 난가배에서 결승에 진출하며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신진서였다. 중국 최고의 기사들도 신진서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신진서는 파죽지세의 2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누가 신진서를 막을 수 있느냐는 얘기만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 신진서가 졌다.

신진서를 막아선 기사는 방송에서 해설로 팬들과 친근해진 백홍석 9단이었다.
12일 서울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28기 GS칼텍스배 16강전에서 백홍석은 신진서에게 187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8강에 올랐다. 신진서는 GS칼텍스배에서 5연패 금자탑을 세운 바 있다. 이렇게 대회6연패를 향한 여정도 끝났다.

반상의 대륙 위쪽이 검게 물들고 있을 때 신진서는 쳐들어가지 않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타이밍 늦게 신진서가 침투를 감행하자 백홍석은 이를 쉽게 놔주지 않았다.

세계대회 우승(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2012년) 이력이 있는 백홍석은 이리저리 재기보다는 시원하게 싸우는 편이다. 힘이 좋아서 이세돌 9단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도 그에게 전투로 밀리지 않았다. 그래서 별명도 ‘불도저’ ‘돌주먹’ 같은 것들이 붙어 있다. 백홍석은 인공지능에 가까운 신진서의 타개능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과감하게 공격했고 결국 대마를 잡아냈다. 남은 승부처는 없었다.

▲ 상대전적은 신진서 기준으로 5승2패가 됐다. 2021년부터만 따지면 백홍석의 2연승이다.

 

▲ 대국을 마친 뒤 백홍석은 “믿기지 않는다. (신진서 선수가 많은 대국 탓에) 피곤할 거라서 최대한 괴롭혀서 어렵게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떻게 잘 된 것 같다. 계속 올인 작전이었고 중반에 착각도 하면서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신진서 선수의 실수를 틈타서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서 “(신진서 9단은) 제가 이길 만한 사람은 아닌데, 어떻게 또 하다 보니까 이겼다. 본선에 올라간 기전이 이것 하나인데, 또 이변을 일으켜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백홍석은 다가올 8강에서 박진솔 9단과 대결한다.

 

 

▲ 신진서.




매일경제신문, MBN,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8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자는 3000만 원이다. 매주 목, 금요일 오후 1시 바둑TV가 생방송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생각시간으로는 1시간에 60초 초읽기 1회를 준다.

[그림1] 좌하를 한 수로 잡을 수 있다. 이 유혹을 뿌리치긴 쉽지 않다. 신진서는 백2로 좌하를 챙겼다.

 

[그림2] 흑은 1로 선수 교환을 한 뒤 3으로 키웠다. 어마어마하다. 신진서가 뒤늦게 4로 쳐들어갔는데 흑5로 받자 아주 위험해졌다. 백홍석은 쳐들어온 백을 잡으면서 승리했다.

 

[그림3] 인공지능은 애초에 좌하를 잡지 말고 백1에 두어 중앙을 견제하는 편이 좋았다고 한다.

 

[그림4] 이어서 8까지가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예상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