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야기

징계로 마무리된 치팅논란

괴목 2023. 1. 1. 16:37
▲ 근래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던 두 사람 리쉬안하오 9단(왼쪽)과 양딩신 9단.



치팅 논란은 징계로 마무리됐다.

중국 신랑망(sina.com)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바둑협회는 30일 ‘1인미디어에서 민감한 주제에 대한 참여하거나 부적절한 발언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바둑국가대표팀 규정 4조] 에 따라 양딩신 9단 그리고 관련 선수들을 징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양딩신은 중국바둑협회와 중국국가대표팀을 향해 ‘어떤 처분이라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며 “이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 특히 리쉬안하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양딩신은 ‘LG배 결승을 제외한 6개월간(12월26일부터) 개인 대국 불가’ 징계를 받았다.

앞서 22일, 양딩신은 리쉬안하오가 치팅했다고 의심하며 중국 SNS 위챗의 그룹채팅난에 20번기를 제안하는 글을 쓴 바 있다.

“원래는 내일 글을 쓰려고 했는데 쓰고 자야겠다. 리쉬안하오, 나는 당신과 20번기를 하고 싶다. 화장실에 가면 안 되고 시간 제한도 없이 하루에 한판씩 두는 조건이다. 대국장은 모든 신호를 차단하여야 한다. 대국을 끝낸 뒤엔 기보를 공개하여 만인의 평가를 받자.

만약 내가 당신을 누명 씌운 것으로 드러난다면, 나는 LG배를 치른 뒤 은퇴하겠다. 감히 나와 둘 수 있겠는가? 잘 주무시게. 개인적인 메시지는 남기지 말고 이 글에 답을 하라.”

양딩신의 의혹제기에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 롄샤오 9단 등이 동조했고, 천야오예는 양딩신의 글에 "양딩신, 나는 너를 지지한다. 내가 느끼기에도 (리쉬안하오의 바둑은) 진짜 실력이 아닌 것 같아."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리쉬안하오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관련기사 ○● 리쉬안하오 치팅 의혹 제기한 양딩신 "20번기 해서 지면 은퇴하겠다" (☞클릭!)

양딩신이 글을 남긴 다음 날 아침 중국바둑협회와 국가대표팀은 양딩신에게 주의를 주었고 양딩신은 자신이 쓴 글을 삭제했다.

이후 중국바둑협회는 대회관련 운영진·현장스태프 그리고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조사 및 면담을 실시하였고 현장 모니터링 기록을 검토했으나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딩신에게 징계가 가해진 것이 리쉬안하오가 결백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리쉬안하오를 의심할 증명력 있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양딩신이 증거 없이 강한 도발을 한 것은 법적으로 볼 땐 ‘명예훼손’의 여지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체스계에선 명예훼손이 적용된 사례도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어떤 부정행위도 사전에 차단하여 공정을 기하려는 각국 협회의 노력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