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야기

2019-2020 KB 바둑리그 개막식 인터뷰

괴목 2019. 9. 25. 06:17
낙엽과 눈이 날릴 때 이들의 명국이 나온다
KB바둑리그 개막식 감독선수 인터뷰
[KB바둑리그] 김수광  2019-09-24 오후 11:57   [프린트스크랩]


▲ 사이버오로팀이 2018-2019 KB국민은행바둑리그 개막식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낙엽이 흩날리고 눈이 펑펑 내릴 때 한국의 바둑스타들이 총출동해 명국을 선보일 터이다. 가을·겨울 스포츠로 변신한 KB리그의 시작이다.

이번 시즌은 다소 늦게 개막했다. 2018-2019 KB국민은행바둑리그 개막식을 9월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램드볼룸에서 펼쳤다.

디펜딩챔피언 포스코케미칼(이상훈 감독)을 비롯해 준우승한 정관장황진단(최명훈 감독)과 Kixx(김영환 감독), 한국물가정보(한종진 감독), 화성시코리요(박지훈 감독), 셀트리온(백대현 감독), 수려한합천(고근태 감독), 홈앤쇼핑(최규병 감독), 사이버오로(양건 감독)까지 총 9개 팀이 출전한다. 내년 1월까지 더블리그 총 18라운드, 72경기로 정규리그 순위를 정하고 상위 5개팀이 챔피언을 가릴 예정이다.

개막식 인터뷰에서 감독·선수들의 우승을 향한 단호한 의지와 넘치는 재치를 엿볼 수 있었다.

▲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KB리그는 올해부터 일정을 조정해 가을 · 겨울 스포츠로 그 위상을 더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26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프로기사 100여명이 6개월 동안 고락을 함께할 예정이다. KB리그는 우리 바둑계의 젖줄이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 모두 이 점을 마음에 새기고 충실한 바둑내용으로 팬들에게 보람을 선사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 성채현 KB국민은행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기전, KB바둑리그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올해 새로운 4개팀 합류로 리그 규모가 확대되었다. 더욱 활력이 넘치고 다양성이 돋보이는 대국을 기대한다. 박진감 있는 승부와 패기 넘치는 도전으로 오랜 시간 바둑리그를 기다려 주신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길 바란다. 국민의 평생금융파트너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발전을 성원하고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을 응원하겠다."고 축사했다.

▲ 각팀 주장들. 나현(사이버오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진서(셀트리온), 박정환(화성시코리요), 박영훈(수려한합천), 이동훈(정관장황진단), 이영구(홈앤쇼핑), 신민준(한국물가정보), 김지석(Kixx), 변상일(포스코케미칼).

▲ 개막식 도중엔 트로트 가수 '요요미'의 공연이 펼쳐졌다.

▲ 김현욱 아나운서(왼쪽)와 이소용 바둑캐스터가 사회를 맡았다. 감독 선수와의 인터뷰에선 질문을 했다.

◎ Kixx
·이상훈 상무: 우리팀은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감독님을 포함해 모든 선수가 강력한 팀워크로 똘똘 뭉쳤다. 필승·전승·압승으로 반드시 우승하겠다.

·김영환 감독: (- 주전 5명을 모두 보호지명했는데?) 일단 의리다. 사실 전년도엔 아쉬운 성적(정규리그 3위·최종순위 4위)에 머물렀다. 이 선수들과 뭉쳐서 아쉬웠던 부분을 뛰어넘으려고 전원 보호지명했다.
(- 최다승 감독인데, 우승 외에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우승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굳이 목표를 정해본다면, 최다승 감독을 이어가고 싶다.

·김지석 주장: (- Kixx와 함께하는 여섯번째 시즌인데 몇 승을 하면 주장 역할을 다했다는 마음에 뿌듯할까?) 뿌듯하고 만족하려면 다 이겨야 하겠지만, 10승 정도만 하면 못 했다는 이야기는 안 들을 것 같다.
(- 10승까지 걸림돌은 없나?) 일단 저 자신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10승은 목표로 하기엔 소소한 것 같고 가장 큰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10승은 작은 목표로 삼겠다.

▲ Kixx.

▲ 이상훈 상무.

▲ 김영환 감독(왼쪽), 김지석 주장.

▲ 김지석 주장.

◎ 포스코케미칼
·서상국 부단장: 작년 우승한 우리팀의 주역이던 변상일·최철한 사범님이 함께하고 새롭게 젊은 선수들의 피가 수혈되어서 전력이 막강해졌다. 올해도 선수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바둑만 잘두면서 본인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상훈 감독: (-전기대회에 우승했지만 선수들을 새로 많이 뽑았는데?) 보호연한이 다 되어 선수들을 새로 뽑았다.같이 지내 보니 느낌이 좋다. 좋은 성적 거둘 수 있게 열심히 뒷받침하겠다.
(- 우승을 기대해도 좋을까) 기존 최철한·변상일 선수에 더해 새롭게 뽑은 선수들의 기량이 출중하니까 우승을 목표로 열심해 해보겠다.

·변상일 주장: (주장은 처음인데, 어깨가 무겁겠다.) 아직 리그가 시작되지 않아 그런지 실감이 안 난다.
(온라인에서 온종일 대국을 하던데, 포스코케미칼이 우승을 하려면 변상일 선수는 몇 승을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전승하고 싶지만 그건 욕심인 것 같다. 13승에서 14승 정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 포스코케미칼.

▲ 서상국 부단장.

▲ 이상훈 감독.

▲ 변상일 주장.

◎ 정관장황진단
·이택근 부장: 정관장황진단팀은 2012년부터 바둑리그에 참가해왔는데 작년엔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이번엔 확실히 우승하게끔 아낌없이 홍삼을 지원하겠다.

·최명훈 감독: (- 장고판이 많아져 가장 득을 보는 팀이 정관장황진단이라고 얘기가 나온다. 다른 팀이 들으면 섭섭할까?)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정관장황진단엔 이창호 국수가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 이창호 국수가 전성기는 약간 지났지만 후배들에게 언제든지 매운맛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까 속기판보다 장고판에 출전할 테고 그래서 다른 팀이 그렇게 평가하는 것 아닐까 싶다.

· 이동훈 주장: (- 몇 승까지 할 자신이 있나?) 특별히 몇 승하겠다는 목표가 없다.
(- 강력한 출사표를 부탁한다) 내 실력을 믿는다. 바둑리그는 단체전이라서 책임감도 생긴다.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 정관장황진단.

▲ 이택근 부장.

▲ 최명훈 감독.

▲ 이동훈 주장.
◎ 셀트리온
·김범성 이사: 뜻깊은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해주신 한국기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드린다. 우리 팀은 이번에 처음 참가한다. 백대현 감독의 지도 아래 조한승 9단, 한상훈 8단처럼 굉장히 경험이 풍부한 선수뿐 아니라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처럼 실력이 출중하고 젊은 선수들이 신구의 조화를 이뤘다. 이번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백대현 감독: (- 선수선발식에서 자신에게 9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유는 무엇인가?) 팀에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팀에는 신진서 선수가 있다. 지금도 강하지만 시간인 흐를수록 더 강해질 선수다. 최정 선수도 뽑고 싶었던 선수였다. 여자랭킹 1위에 걸맞게 바둑리그라는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신진서 주장: (-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공동다승왕(12승2패)이었다. 이번 시즌도 다승왕 욕심이 있을 것 같다.) 작년과 재작년에 전승이 목표라고 말했다가 부담감을 심하게 느꼈다. 이번 시즌엔 전승이 아니라 다승왕을 목표로 삼겠다.

▲ 셀트리온.

▲ 김범성 이사.

▲ 백대현 감독(왼쪽)과 신진서 주장.

▲ 백대현 감독.

▲ 신진서 주장.

◎ 한국물가정보
·박연원 단장: 5년째 KB바둑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선수들이 든든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작년 성적이 좋았는데, 그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선수들이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보여주고 한종진 감독이 잘 이끌어주시길 기대한다.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종진 감독: (모든 선수를 보호지명했다. 한국물가정보팀은 강팀으로 꼽힌다.)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시즌보다 강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팀은 술도 세다. 경기를 끝내면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데 2년차 선수들은 각자 3병 정도는 마신다. 술 기량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팀이다.

·신민준 주장: (KB바둑리그는 오더에 묘미가 있다. 그러나 만약 상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누구와 대국해도 결과는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상대가 누구인지를 따지기보단 스스로 이길 수 있는 준비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상대가 박정환 선수더라도 마찬가지인가?) (당황하며) 너무 강한 선수라서 승부는 쉽지 않겠지만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 한국물가정보.
▲ 박연원 단장.

▲ 한종진 감독(왼쪽)과 신민준 주장.

◎ 화성시코리요
·정우재 팀장: 화성시는 바둑저변확장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11월에 열리는 대통령배 바둑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 우리 팀은 계속 중하위권 성적이었는데 이번 시즌엔 상위권에 올라가 보았으면 좋겠다. 한경기한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박지훈 감독: (작년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박정환과 신진서의 1지명 대결을 제안했다.) 이번엔 그냥 룰을 따르려고 한다. 지명대결을 싫어하는 선수도 있고…. 박정환-신진서 맞대결을 제안하는 대신 팀 전체의 상담기 대결이 어떨지 제안해 보고 싶다. 이후엔 볼링 대결로 박정환과 신진서의 볼링 치는 모습을 바둑팬들에게 보여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싶어서 백대현 감독과 이야기를 끝냈다.

.박정환 주장: (신민준 선수와 대결하게 된다면 어떤가?) 저보다 실력이 더 강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목표는?) 많이 부족하지만 팀원들이 도와준다면 MVP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같다.

▲ 화성시코리요.

▲ 정우재 팀장.

▲ 박정환 주장(왼쪽)과 박지훈 감독.

▲ 박지훈 감독.

▲ 안경을 벗은 박정환.

◎ 수려한 합천
·주현용 이사: 합천은 바둑과 인연이 깊다. 올해 감독님 이하 선수단 구성이 잘 된 것 같다. 얼마 전에 합천에서 열린 출범식에 오셔서 선수들이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 가셨다. 이번 시즌에 수려한합천팀이 우승을 노려보겠다.

·고근태 감독: 처음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이 컸다. 좋은 선수들로 팀 구성을 마쳤다. 합천군에서 든든하게 지원해주셔서 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크다.
(- 최연소 감독인데?) 최연소 감독이니까 선배 감독님들이 배려(?)를 해주시길 기대하고 있다.

·박영훈 주장: (- 장고대국의 황제로 불린다) 다 예전 이야기다. 시대가 변하고 있고 저도 속기파가 된 것 같다. 장고대국이 많아진 건 좋은 일이지만 저는 이제 속기가 장고보다 편하다.

▲ 수려한합천.

▲ 주현용 이사.

▲ 고근태 감독(왼쪽), 박영훈 주장.

▲ 고근태 감독.

▲ 박영훈 주장.

◎ 홈앤쇼핑
·이형록 상무: 홈앤쇼핑이 뜻깊은 바둑행사에 들어올 수 있게 돼 감사하다. 많은 국민이 홈쇼핑을 이용하고 있는데, 다른 홈쇼핑 회사들과 달리 홈앤쇼핑은 중소기업과 상생을 목적으로 2011년 생겼다. 홈앤쇼핑은 홈쇼핑의 후발주자로서 젊은 기운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바둑도 예전에는 연세가 있는 분들이 즐기시는 스포츠였다가 많이 젊어졌고, 또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저희 팀은 더 젊다. 젊은 선수들의 기운을 받아서 회사도 발전할 것 같다.

·최규병 감독: 제가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기쁘고 영광스럽다. 저는 감독 생활을 많이 했는데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에서 선수선발식 때 ‘사즉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사는 전체기사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본인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승리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선수 생명이 대단히 위태롭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승리를 위해 보든 걸 바쳐보라고 주문한다. 그래야 나도 내년에 이 자리에 다시 올라올 수 있다(웃음).

·이영구 주장: (- ‘꼭 이기겠다’라고 생각하는 라이벌이 있나?) 예전에는 나이가 비슷한 기사들에게 정말 지기 싫어했다. 요즘에는 어린 선수들한테서 느낀다. 수려한합천팀에서 찾아본다면… 박상진, 박종훈 같은 젊은 선수들이랑 정말 두기 싫고, 지기도 싫다(웃음).
1라운드에서 만날 박승화 선수와는 오랜만에 두게 됐다. 굉장히 즐거울 것 같다. 얼마 전 강동윤 9단과 두었는데, 졌지만 즐겁고 재밌었다. 이번에도 즐겁고 재미있는 대국을 하고 싶다.

▲ 홈앤쇼핑.

▲ 이형록 상무.

▲ 이영구 주장(왼쪽), 최규병 감독.

◎ 사이버오로
·정용진 단장: (- 사이버오로는 신규팀이 아니다. 과거 스마트오로라는 이름으로 2012 시즌에 참가한 적이 있다. 바둑리그에 재입성했고 시니어리그·여자리그까지 국내 3대 리그에 모두 참여하게 되었다. 소감이 어떤가?) 저희들이 대회 개최에 임박해서 참가한 이유를 물어보신 것 같다. 저희들은 지역연고가 서울이고 ‘사이버오로’라는 팀명을 쓰고 있지만 회사 이름은 ‘세계사이버기원’이다. 바둑계에 한국기원 있다면 바둑사이트에는 세계사이버기원이 있다.
온라인으로 한국바둑을 전 세계에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설립회사다. 저희는 시민구단 같은, 바둑팬이 주인인 그런 회사다. 바둑팬들이 ‘더 열심히 바둑계에 피드백 하라’로 엄명하신 것으로 알고 참가했다. 100미터나 마라톤이나 목표는 마찬가지다. 우승이라는 결승점을 향해 가는 것이다.

·양건 감독: (- ‘1라운드를 쉬게 되어 좋다’고 하신 바 있는데?)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부터 KB바둑리그가 시작되는데, 모든 경기에 가서 상대팀 전력과 분위기를 파악할 생각이다. 대회장과 집이 가깝다(웃음).
(- 사이버오로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어떤 선수에게 기대하는가?) 7년 전에도 바둑리그 감독을 했다. 그후 연구생 수석 사범을 맡으며 어린 친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봐왔기에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안정된 바둑스타일과 기량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3지명 설현준 선수는 평범하지 않을 것 같다. 아까 영상에서도 ‘반발괴물’이라고 소개하던데 바둑내용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다. 연승을 하다가 연패를 할 수도 있다. 즉 변화가 심할 수 있다. 이 선수가 초반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주는지에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본다.

·나현 주장: 몇 번 주장을 맡은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성적이 안 좋았기에 걱정이 된다. 2장일 때는 성적이 좋았는데…. 주장을 맡아 부담은 있지만 그래도 잘 해야 할 것 같다.

▲ 사이버오로.

▲ 정용진 단장.

▲ 정용진 단장(왼쪽부터), 양건 감독, 나현 주장.

▲ 양건 감독.

▲ 나현 주장.

▲ 케이크 커팅식.

▲ 건배사.

▲ 개막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여 파이팅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