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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람은 없다

괴목 2018. 4. 19. 05:16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완벽한 사람은 없다

본선 16강전 ○ 박정환 9단 ● 박진솔 8단
초점13(162~186)

  • 입력 : 2018.04.18 17: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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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빨리 보면 재주가 있다는 말을 한다. 처음 떠오르는 수로 좋은 흐름을 만들면 쉽게 형세를 이끌 수 있다. 재주꾼은 대개 두는 손도 빠른 편인데 이게 약점이다. 판에 돌을 놓는 순간 아차 잘못을 알아차려도 물릴 수 없는 노릇이다.
수를 깊게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좋은 수가 보여도 혹시 있을 줄 모르는 함정을 살피며 조심하고 틀림없다는 믿음이 들면 그때 돌을 잡는다. 여기엔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GS칼텍스배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한다. 많은 다른 대회처럼 생각하는 시간이 짧다. 박정환은 정확도와 깊이에서도 첫째로 꼽힌다. 가장 빠르지는 않아도 결코 늦지 않다. 한국 1위를 53개월 연속 지키고 있는 바탕이다. 그런 그도 오늘은 완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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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62·64가 틀렸을 줄은 둘 때는 몰랐을 것이다. 흑63·65가 든든하게 놓이며 백한테 있었던 결정타가 사라졌다. 백68로 <그림1> 1에 두어도 걱정 없이 흑2에 잇는다. 끝내 잡히는 쪽은 백이다.
흑69가 있어 71·73으로 마음 놓고 백 모양을 줄였다. 이래서 백이 앞섰던 판세가 뒤집혔다. 흑85로 꾹 이어 <그림2> 백2를 막았다. 1이 없으면 백`×`로 몰아 패가 난다.

[양재호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