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은 GS칼텍스배에서는 열세 살이던 2006년 12회 대회부터 예선에 나왔다. 2010년 15회 대회 때부터 본선을 뛰었다. 이듬해 16회 때 일을 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뒤 결승 5번기까지 한 판을 지지 않았다.
2011년이면 한국 1위 이세돌이 세계를 휘어잡고 있을 때. 한국 2위로 솟아오른 박정환은 이해 후지쓰배에서 첫 세계대회 우승을 이뤘다. KBS바둑왕전와 GS칼텍스배에서도 첫 우승을 해냈다. 이 뒤 2018년까지 세계대회에서 두 차례 더 우승했고, KBS바둑왕전에서는 우승컵 다섯 개를 모았다. 그런데 GS칼텍스배에서는 한 번 일어난 일이 아직 다시 나오지 않았다. 거의 백돌뿐인 왼쪽에서 백집이 얼마나 생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백 모양이 너무 넓어 흑이 어디서부터 들어가야 할지 막막하다. 무턱대고 들이밀 수 없는 노릇. 백은 먼저 오른쪽 돌이 위험하지 않게 신경 쓴다. 흑은 허점을 엿보며 왼쪽으로 들어갈 실마리를 찾는다. 흑67로 찔렀다. <그림1> 흑3이 커서 백2로 이을 수 없다.
아래 석 점을 잃어도 백68로 내려 위쪽 흑 귀에 들어가는 기회를 봐야 한다. 백70으로 움츠렸다. 알 만하다. <그림2> 백1로 가슴을 펴도 흑2 쪽이 허전하다.
[양재호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