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야기

'상하이 신화' 신진서, 6연승으로 한국 우승 이끌어[농심신라면배]

괴목 2024. 2. 23. 18:50

▲ 상하이 신화로 남을 신진서의 끝내기 6연승 우승.



신진서가 새 역사를 썼다.
한국팀 마지막 선수로 나서 일본 주장과 중국선수 5명 전원을 꺾고 6연승을 달리며 한국에 농심신라면배 우승을 선사했다.

23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에서 펼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4국에서 한국 마지막 선수 신진서는 중국 마지막 선수 구쯔하오 9단에게 흑으로 249수 만에 불계승했다.

최종국이었던 이 대국에서 초반 신진서는 우하·좌하를 차지한 데 이어 중앙전을 대비했다. 까다롭다는 중앙전이지만 신진서는 중반 내내 좋은 감각으로 앞서갔다. 그러다 후반 들어갈 때 우변에서 엷어지다 돌이 잡히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그렇게 역전 당했다. 7집 이상 차이로 불리해졌다. 벼랑 끝이었다. 그러나 우상귀에서 또 하나의 패를 내어 바꿔치기 하면서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고 다시 우세를 잡아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마지막 주자로 6연승을 하며 우승을 확정한 것은 농심신라면배 사상 최초다. 과거, 끝내기 5연승은 두 차례(2005년 이창호), (2021년 신진서) 있었다.


한국선수 4명이 탈락해 절망적이던 2차전에서 신진서는, 7연승 중이던 중국의 셰얼하오를 멈처 세우더니, 3라운드 들어 일본 마지막 선수 이야마 유타를 꺾었다. 이어서 중국의 자오천위, 중국랭킹 2위 커제, 3위 딩하오를 격파하고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까지 꺾었다. 선수 전원이 신진서 한 명에게 모두 진 중국으로선 충격을 받을 만하다.

신진서의 이번 활약은 일명 ‘상하이 대첩’을 떠올리게 한다. 제6회 농심신라면배(2004~2005)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이창호가 중·일의 정상급 기사 5명을 꺾고 한국에 우승을 안긴 사건이다. 마지막 라운드인 3차전은 그때도 상하이에서 열렸다. 한국은 다른 선수들이 일찌감치 탈락해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이창호가 5연승이라는 기적적인 활약으로 한국에 우승을 선사했다. 바둑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었다.

당시 중국프로기사 창하오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한국기사를 모두 꺾어도 이창호가 남아 있다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이젠 ‘이창호’가 들어갈 칸에 한명의 이름이 더 추가될 것 같다.

우승을 이끈 것만으로도 경사스럽지만 신진서의 또다른 기록도 반갑다.
14국까지, 통산 최다연승 기록도 늘었다. 이창호의 14연승 기록(1~6회 대회 14연승)을 하루 전 뛰어넘었고, 22회 대회부터 이번 25회 대회 14국까지 신진서는 16연승을 기록했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1시간에 초읽기 60초 1회를 준다.

◇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선수
· 한국 : 신진서 / (탈락) 설현준ㆍ변상일ㆍ원성진ㆍ박정환
· 중국 : (탈락) 셰얼하오ㆍ자오천위ㆍ커제ㆍ딩하오ㆍ구쯔하오
· 일본 : (탈락) 쉬자위안ㆍ시바노 도라마루ㆍ이치리키 료ㆍ위정치ㆍ이야마 유타 /

 

▲ 금속탐지기 검사를 받고 있던 신진서.

 

 

▲ 대국 전 눈을 감고 심호흡하는 중국 최종 주자 구쯔하오.

 

▲ 대국 전 눈을 감고 마음을 다스리는 신진서.

 

 

 

 

 

 

▲ 중국 바둑국가대표팀 위빈 감독이 심판을 맡아 대국개시를 선언햇다.

 

▲돌을 가렸다.

 

 

 

▲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 난가배 결승에서 신진서를 2-1로 꺾어 신진서에게 타격을 준 바 있다.

 

 

 

 

 

 

 

 

 

 

 

 

 

▲ 검토실의 중국 검토진. 구쯔하오가 역전 흐름을 탔을 때 검토진의 소리가 높아졌지만 다시 신진서가 유리해지자 소리가 잦아들었다.

 

▲ 한국 검토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홍민표 한국 바둑국가대표팀감독, 조훈현, 유창혁, 최규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