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세상

바람에게...

괴목 2024. 1. 13. 16:28

 

아직도 가끔씩..
그녀가 생각난다..

 


처음 헤어졌을 땐
하루에도 몇 번씩.. 그녀가 떠올랐다

혼자 길을 가다가도 문득,
멍하니 TV를 보다가도 문득,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화제로 대화를 나누다가도 문득,

그때의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서..
그녀의 흔적을,
그녀와 내 사랑의 추억들을..
발견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를 떠올리는 횟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어떤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하루에 백번쯤 생각나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흔아홉 번, 아흔여덟 번, 아흔일곱 번..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숫자를 잊어버렸어
 나중에는.. 이런 생각마저 들더라구..
 내가 정말 사랑하긴 했던걸까..?
 우리가 정말 만나기나 했었던걸까..?>

 


마치 그 영화 속 대사처럼,
그녀와의 시간들이...
정말 존재하긴 했던 걸까, 꿈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점점.. 내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아주 가끔씩...... 그녀가 생각난다

그리고 그럴 때면 이상하게도..
덜컥.. 두려운 마음이 든다

내 기억속에서 그녀가 멀어져가는 것처럼..
그녀의 기억속에서도 내가.. 점점 멀어져 갈거라는 생각..

그리고 어쩌면..
그녀는 이제, 아주 가끔씩도..
나를 떠올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그러다보면 마치..
우리가 사랑한 적이 없는 듯이..
서로에게 완전히 지워지는 날이... 올 것 같다는 두려움..

사랑이 끝났는데도..
그 사랑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서도..
가끔씩.. 이런 두려움을 갖는 나..
참 바보 같다..
정말.. 바보 같다..

 


 

 

 

 

 

 

바람에게 / 윤상



혹시 그 사람을 만나거든
용서를 빌어주겠니
홀로 버려 둔 세월이 길지는 않았는지

우연히도 마주치게 되면 소식을 전해주겠니
아직 그래도 가끔은 생각이 날 테니까

결국 끝내지 못한 그 말 한마디
안녕 이란 인사를
함께 가져가 주렴
아직 다 못한 사랑이 울고 있는 그곳으로

혹시 그 사람을 만나거든
용서를 빌어주겠니
홀로 버려 둔 세월이 길지는 않았는지

아직도 나를 기다리거든
내대신 위로해 주렴
이젠 잊어야 한다고 없었던 일이라고

결국 끝내지 못한 그 말 한마디
안녕 이란 인사를
함께 가져가 주렴
아직 다 못한 사랑이 울고 있는 그곳으로...